"지진 피해 고향에 돈 못보내요"
'제주에서 무너진 코리안 드림'
3D업종 1년반 근무 네팔인 부당 대우 호소
업주 위협·억지로 사업장 못옮겨 발만 동동
  등록 : 2015년 05월 19일 (화) 18:34:10 | 승인 : 2015년 05월 19일 (화) 18:34:35
최종수정 : 2015년 05월 19일 (화) 23:39:41    제민일보
한권 기자 hk0828@jemin.com  
'코리안 드림'을 안고 제주에 온 외국인근로자들이 산업현장에서 부당한 대우을 받으며 고통받고 있다.

지난달 1일 초췌한 몰골로 네팔 출신의 20대 외국인근로자 A씨가 제주이주민센터를 찾았다. 비전문취업비자를 받아 1년6개월간 3D업종에 종사해온 이 남성에게 일터는 '인권'을 기대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상담 결과 해당 작업장은 평소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폭언이 이어져왔다. A씨는 이날도 공장장과 말다툼 도중 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제주이주민센터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피해사실을 고소했지만 사건이 처리될 동안 지낼 곳이 없어 현재 센터 이주노동자쉼터에 머무르고 있다.

이후 짐을 챙기려고 센터 관계자와 함께 일하던 공장을 찾아갔으나 돌아오는 것은 욕설과 위협적인 행동뿐이었다.

모욕적인 욕설은 센터 관계자에게도 예외는 아니였다. 결국 현장에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고소 외에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네팔 대지진 피해로 심적 고통이 큰데다 고향집에 돈을 보내야 하는 절박한 사정도 동정은커녕 철저히 무시됐다.
 
고용 해지로 다른 사업장으로 옮길 수는 있게 됐지만 정작 제주에 들어올 당시 짐을 챙겨오지 못하면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심지어 고용주는 '고소 취하' 없이는 소지품을 줄 수 없다며 억지를 부리고 있는 상태다.

A씨는 "말을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고, 잘 못 이해할 수도 있는데 욕부터 먼저 나온다. 같은 사람인데 존중해 주지 않아 너무 괴롭다"며 "하루라도 빨리 다른 일을 해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데 왜 가방을 돌려주지 않는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한용길 제주이주민센터 사무국장은 "한국에 대한 꿈을 꾸고 온 외국인인데 인격체가 아닌 경제적 도구로 여겨지고 있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고용주 허가 없이는 사업장을 옮기지 못해 그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개선을 주문했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