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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어느 몽골인 여성이 한국인 사장한테서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하다가, 심지어 불법촬영 피해까지 당했습니다.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그 대가는 한국에서 쫓겨나는 것이었습니다.

공윤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5년 전 몽골에서 한국으로 온 이주 노동자 미르 씨.

경기도의 한 작은 자수 공장에 취업했습니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뻘인 50대 사장은 팔에 손을 대고 등을 쓰다듬는 등 불편한 접촉을 시작했습니다.

항의를 해도 그때뿐.

점점 도를 넘은 추행은 4년 넘도록 지속됐지만, 몽골에 두고 온 아이와 갚아야 할 빚을 생각하며 견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르(가명)/몽골 이주노동자] "(한국에 오기 위해) 처음 계약된 사장이고 공장이니까 규정상 마음대로 (다른 업체는) 갈 수가 없습니다./어떻게 참아왔는데… 아이와 헤어지면서 왔는데…"

급기야 올봄엔 도저히 참아 넘길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남녀가 함께 쓰는 공장 화장실 변기에서 불법촬영 카메라를 발견한 겁니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더니, 범인은 사장으로 밝혀졌습니다.

[미르(가명)/몽골 이주노동자] "(불법촬영 피해를 깨달은)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충격도 심했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자주 기절하기도 했죠."

'코리안 드림' 4년 만에 성추행과 불법촬영 범죄의 희생양이 된 미르 씨, 하지만 더 큰 시련은 이때부터였습니다.

이주노동자는 한 업체에서만 4년 10개월간 일해야 '재입국 특례'로 계속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데, 그마저도 기존 사용자가 계약을 연장해줘야 합니다.

미르 씨가 한국에서 더 일하려면 끔찍한 카메라를 설치한 사장과 다시 계약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입니다.

다른 업체로 가면 추가로 1년 이상 일해야 재입국할 수 있는데, 사장의 범행을 신고한 당시 미르 씨는 체류 기간이 고작 두 달 남은 처지였습니다.

[미르(가명)/몽골 이주노동자] "신고했을 때는 아무 생각을 못하다 지금은 후회합니다. 모든 것을 참고 견뎌 온 시간들이 소용 없어지는 거죠."

심지어 문제의 불법촬영 카메라는 미르 씨의 입사 전인 2015년부터 여성노동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었는데, 피해가 두려워 모두 못 본 척했다고 합니다.

[박영아/변호사] "한국에서의 체류와 고용 모두가 한 사용자한테 달려 있는 구조예요. 그러다 보니까 웬만한 부당처우라든지 불법 행위를 다 감내하면서 일하게 되는 구조를 법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실제로 광주광역시 이주 여성노동자들에게 물었더니 30% 이상이 직장 성범죄 피해를 경험했고, 이들 5명 중 1명은 그냥 참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항의해봤자 소용이 없고, 무엇보다 일자리를 잃을 게 두려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영상취재: 방종혁 / 영상편집: 김재환)

공윤선 기자 (ksun@mbc.co.kr)